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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에 해당하는 글(2)
2018.04.29   권력과 거짓 순수
2012.01.1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권력과 거짓 순수

May, Rollo. (2013). 권력과 거짓 순수. 신장근(옮김). 서울 : 문예출판사. (원서 출판 1972, 재간 1998)


 꽂혀서 샀는데 좋은 책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어쨌든 재밌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들은 있었다. 정확하다기보다는 약간의 영감을 준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그다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람은 상담가로서 내담자를 상담할 때나 이 책의 내용들을 전개할 때 정신분석이라는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듯하는데 나는 정신분석이라는 걸 신뢰하지 않는다.


2 권력, 권력감, 무기력, 폭력, 공격성 같은 단어들은 모두 엄밀한 정의가 필요한 단어들. 정의가 애매해져버리면 논지 전개에서도 삐끗하기 마련이다. 물론 권력이나 공격성 같은 단어는 정의하기가 애매하고 까다롭기는 하다. 하지만 적어도 명확하게 정의를 해두어야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다음과 같은 자료를 읽어보고 싶다.

 http://psycnet.apa.org/record/2006-12760-023

 https://public.psych.iastate.edu/caa/abstracts/2015-2019/17AA2.pdf


3 폭력 상황에서 그 원인이 단일한 경우는 잘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모든 폭력의 원인이 무기력일 수는 없다. 오히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의 힘에 대해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폭력 행위를 한다는 주장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4 무기력 논의와는 다른 논의이지만, 분명히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폭력을 사용하고 난 뒤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후회를 덜 하거나(혹은 안 하거나), 폭력을 당한 사람에 대한 죄책감을 덜 느끼도록 (혹은 느끼지 못하도록) 태어난 사람 역시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 행위를 남들보다 자제할 수 없고, 교정하기 힘든, 따라서 폭력적인 성향을 타고났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한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5 권력과 의미감 같은 주제를 이 책에서 다루듯 존재론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은 경험적이지 않고 사변적이다. 물론 저자 자신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례들을 가져와 근거로 들긴했지만,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경험적 설명방식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사회과학이라기보다는 인문학에 가깝고, 경험과학이라 부를 만한 속성이 거의 없는 책이라 생각한다.


 고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사회과학적인 글을 기대한다면 반드시 실망하겠지만, 조금 무거운 수필 정도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나름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비판하긴 했지만 흥미롭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1 누구에게나 권력에 대한 감각이 중요할 수 있다. (이걸 저자가 의미감이라고 부른 것과 연관시키는 건 또 다른 문제이지만.) 그리고 사회적 권력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꽤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는 부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꽤 연구가 많을 듯.

2 거짓 순수, 무기력감에 빠진 사람이 권력을 쥐게 될 때의 딜레마. - 표현이 이래서 그렇지 발달 과제나 역할 갈등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3 최소한의 말할 자유, 논쟁할 자유를 빼앗겼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인간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

4 한국 사회에도 비슷한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인터넷 댓글 창 같은 데에서 많이 보이는) 권력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문화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그와 함께 따라가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절대적으로 정의로운 권력이란 게 존재해서 사람들을 구원할 거라는 순진한 믿음 같은 것.


 어떤 인간의 집단이 있을 때, 그 집단의 행동 방향의 결정을 위해선, 그 권력 체계가 공평하든, 집중되어 있든, 아무튼 간에 권력이라고 할 만한 게 분명히 필요하다. 권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인간 집단은 없을 것이다. 이 때,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남아있고 싶은 어떤 개인이, 집단에서 발생하는 권력이라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는 그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권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권력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무엇에 대해 그게 좋다고 당위를 주장하기야 쉽지만 그건 그거대로 또다른 순진한 생각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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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0) 2012.01.1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인생은 한 번 뿐이기에 무겁다.
12-01-19


으흠... 위의 것은 완전한 오독이었다.
책의 문자를 거의 그대로 가져오자면 - 인생이 한 번 뿐이라면 가벼울 것이고 인생이 무한히 반복된다면 무거울 것이다.
지금 약간 헷갈리는 건 (인생은 한 번 뿐 -> 가벼움) 이렇게 연결되는 거.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도 참을 수 없이 무겁게 사는 인간들도 있지않겠는가.
그런 인간들은 또 어째서 그렇게 사는 것인가.
12-02-0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더 이해하려 블로그들을 찾아봤지만 만족감을 주지못하는 것들 뿐.
겉으로만 휘황찬란하고 속은 실속없는 설날 선물세트 같은 글들따위.
파워블로거라는 인간들이 쓴 독후감들이 그 모양. 설날 화과자 세트같으니라고.

그러다가 "대장정 키치"라는 키워드로 네이버에서 검색 후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했다.
http://hyunreen.blog.me/70073254590
다 읽진 않았고 훑기만 했지만 가장 마음에 든다.
읽은 후에도 가장 맘에 드는 독후감일 것이라 예상한다.
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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