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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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S

 작년 말에 최현석이 CHS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동안 무얼 하시고 사셨으려나. (그나저나 얼굴이 좀 바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그 때 들었던 건 땡볕. 나른한 슬라이드 기타 소리(아래 링크 건 서울몽처럼 랩 스틸 기타를 사용한 건 아니고 일렉기타에 슬라이드바만 사용한 듯하다.)와 심심한 듯 심심하지 않게 배경을 채워주는 오르간 톤의 키보드 소리가 인상적인 노래였다.

 저번 달에 결제한 지니뮤직 다운로드 권이 남아서 뭘 받을까 찾아보다가, 그 동안 CHS가 새 싱글을 2개 냈길래 유튜브에서 들어보고서 받았다.

 

CHS - 서울몽

https://youtu.be/LzXAn4eTNI0

 어휴... 이건 뭐... 아주 막... 너무 취저야... 개인적인 짧은 식견으로는 Pink Floyd의 The Great Gig in the Sky가 생각나는 보컬도 맘에 들었고. 기승전결이 있는 느낌도 맘에 들고.(이런 점에선 아폴로18 느낌. 곡 중간에 기타 톤이나 트레몰로 주법도 아련한 아폴로18 때의 냄새가 살짝 났고.) 보컬 부분을 지나간 다음에 분위기 전환, 그리고 그 다음에 다시 분위기가 완전히 전환되는 것도 좋고.(마지막 부분은 확실히 트로피컬한 느낌.) 뭐라 설명하긴 힘들고 10분 짜리 노래를 직접 들어보면 재밌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김오키의 색소폰도 난해하지 않게 적절한 범위에서 잘 어울려 들어갔다.

 아아 이 정도라면 아폴로18로 다시 활동 안 하고 계속 CHS로만 작업해도 좋겠다...

 그나저나 사람 많이 필요하고, 다른 밴드 사람들 객원으로 쓰고 있어서 공연 한 번 하려면 힘들 듯.

 

CHS - 영혼과적

https://youtu.be/5T6L2txjIIs

 이건 처음에 첫 부분 들었을 때는 그냥 그랬는데,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들어보니 좋다.

 트립합 류의 음산한 일렉트로니카 같은 느낌도 들고, 김인후가 10년대 초반에 텔레플라이로 시도했던 것들이나 최근에 솔로 앨범에서 하려는 듯한 것들이 생각나기도 했고,(김인후가 생각난 이유 중 하나는 사이키델릭 느낌도 느낌이지만, 멜로디가 평범한 마이너 스케일은 아니라서인 듯하다. 아니, 또 딱히 멜로디라고 할 건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음알못이라서 정확히 짚을 수는 없지만, 흔히 잘 쓰는 스케일을 쓰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써드스톤(지금은 사이키문으로 이름 바꿨음)의 사이키델릭 느낌이 약간 생각나기도 했고.(확실히 블루스스러운 사이키델릭 느낌으로 느껴진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나의 느낌적인 느낌인 거지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서... 하지만 위에서 일렉트로니카스러운 느낌을 느꼈다고 말했듯이 꼭 사이키델릭에 갇혀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블루스도 아니다.)

 첫 부분이 마지막 부분에 반복되는 수미쌍관 구조인데, 완전히 똑같은 반복은 아니다. 첫 부분에서는 프레이즈 연주하고 한 마디 정도 휴지하고 띵샤라는 악기로 띵하는 소리로 시작하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프레이즈 연주하고 두 마디 정도 휴지하고 띵샤라는 악기로 마무리. 마지막 부분에 추가된 휴지 마디에서 라이드 심벌로 살짝 긁어주는 소리는 마치 절에서 쓰는 운판 소리처럼 들리는 듯도 했다. 첫 부분 프레이즈 후 곡의 시작을 알리는 띵샤 소리 후 살짝 뮤트된 기타 소리는 느린 가야금 산조처럼 들리는 듯도 했다. 중간 중간 짧게 들어오는 플루트 소리는 플루트가 아니라 대금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 악기 톤을 참 재밌게 가져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곡 마스터링은 유명한 외쿡 사람한테 맡겼던 것 같은데, 이 싱글의 마스터링은 아스트로 비츠의 비케이가 했다고 써있었다. 괜찮은 것 같다.

 2:48 쯤부터 잠깐 있는 플루트 솔로(?)도 좋고, 3:35부터 갑자기 템포가 느려졌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종결로 달려(?)가며 다시 속도가 느려지는 템포 조절은 압권인 듯.

 비오는 느낌을 표현해보자 하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靈魂過積이라는 한자 표기에서 '적'자를 쌓을 적, '積'이 아니라 물방울 적, '滴'자를 썼으면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몽상을 해봤다. 물론 滴은 말이 안 되는 단어이고, 영문 표기로도 너무 명확히 soul overload라고 되어있긴 하지만... (滴이었다면 영어로는 뭐라고 해야할까, overflow? 갑자기 분위기 스택오버플로...)

 

 그 동안 발표한 네 싱글에 딱히 공통점이랄 건 없지 않나, 본인은 트로피컬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정확히 표현할 수도 없고 뭔지 잘 모르겠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약간씩 있다는 점과 지금까지의 싱글 모두 차트에 오를 만한 인기곡이 되기는 힘든 곡들(...)이라는 점밖에 없는 듯싶지만,(그건 대부분의 인디밴드가 마찬가지긴 하지.) 나는 CHS의 앞으로의 활동이 너무 기대된다. 갑자기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중에 서울 가서 공연도 꼭 너무 매우 많이 보고 싶다.


 플루트 소리라 하니 갑자기 생각나서 다른 곡 하나. (사실 플루트 소리가 강조된 음악 중 아닌 게 이것밖에 없...)

Janko Nilovic - Drug song

https://youtu.be/ScNgrQ1EXr0

 아 플루트 소리가 인상적인 곡으로 존박의 술도 있었지.

 

 이건 그냥 Drug song 듣는데 추천 음악으로 뜬 게 맘에 들어서.

 

John Cameron - Liquid Sunshine

https://youtu.be/276tBTaIhlw

 

 네이버에 Liquid Sunshine을 검색해보니 올해 들어 포스팅된 게 많던데, 유튜브 추천 영상 메커니즘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어도, 촉발시키는 무엇이 있어서 한 번 시청자 수가 증가하면 그 쪽 카테고리 영상을 자주 보는 여러 사용자 추천 동영상으로 흘러들어가는 그런 게 있는 듯.

 베이퍼웨이브나 시티팝이 한국에서 뒤늦게 유행했던 거나, Ryo Fukui를 유튜브로 갑자기 알게 된 사람이 많아진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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