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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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얼마 전에 결혼에 대한 인식에 관한 뉴스 기사를 봤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결혼을 꼭 하고 싶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40% 정도, "결혼을 꼭 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50% 정도, "결혼을 안 하겠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5% 정도였던 것 같다.

 그 통계 자료가 얼마나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상당히 대표성을 갖는 통계라고 가정했을 때, "결혼을 안 하겠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5% 정도에 불과한데, 인터넷 여기저기선 비혼이니 반혼이니 얘기하고, 마치 그게 대세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 비교해봤을 때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단적인 의견이라서 나의 눈에 잘 들어왔을 뿐인 것이려나. (여기서 내가 사용한 극단적인 의견이라는 표현은 결혼을 안 하겠다는 의견이 극단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결혼을 안 하겠다는 의견을 나타내는 방식이나 태도가 극단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혼인 삶을 권유하는 것이나 결혼한 삶을 권유하는 것이나 타인의 행동을 굳이 바꿔내려한다는 점에서 내게는 별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이렇게 말하면 오지랖, 부정확하고 근거없는 추측에 불과한 말일테지만 그래도 굳이 생각난 김에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렇게 비혼이 좋다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비혼한 덕에 행복해질는지 모르겠지만, 비혼과는 상관없이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굳이 자기 주장을 하고 논쟁을 하고 책을 펴낸다거나 기사를 쓴다거나 인터넷에 글을 써대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살기 때문에, 꽤 많이 행복해지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비혼을 관철하면서, 딱히 남에게 자랑도 안 하고, 딱히 남에게 강요도 안 하고, 비혼이 그렇게 좋다 광고도 안 하고, 자기 갈 길 가는 사람은, 비혼이든 뭐든 잘 살겠지. 물론 누가 뭘 하고 살든 어떻게 살든 나랑은 상관 없는 일, 괜한 말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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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찬가지로 ㅍㄹㄴ를 안 보든, 매일매일 하루에 3시간을 보든, ㅈㅇ를 안 하든, 1년에 한 번 하든, 1시간에 한 번 하든, 굳이 그걸 자랑할 필요도 없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모자람을 느끼지도 않고, 과함을 느끼지도 않는다면 흔들림이 없고, 불행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매일매일 ㅍㄹㄴ를 보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누군가에겐 ㅍㄹㄴ를 안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고, 내가 어떤 걸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매일 ㅍㄹㄴ를 보는 사람도 아니고 ㅍㄹㄴ를 절대 보지 않는 사람도 아니고, 그 중간 어디 쯤 분포에 속한 사람들일 것이고, 내가 최근에 하고 있는 시도들은 어떻게 보면 다소 극단적인 방향이긴 하지만, 또 그렇다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시도해봤더니 대강 어떤 지점이 편하더라 느껴지면 거기서 머물면 그만이지, 잘 되지 않는다고 집착하거나 슬퍼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잘 된다고 누군가에게 자랑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설령 ㅍㄹㄴ를 안 보는 게 그렇게 몸에 좋다고 가정하더라도, ㅍㄹㄴ를 안 보는 것을 자랑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건 ㅍㄹㄴ에 빠져 허덕이는 것이나 별 다를 바 없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내가 요즘 안 보는 쪽으로 노력하는 이유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원하고 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상태에 빠지는 것 같고, 그런 상태가 지겨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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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운동 기록하기 개 귀찮다. 왼팔이 이상해서 금토일월화 5일 동안 운동 안 했다. 아니 금요일은 했던가, 금요일에 운동 끝나고 시장에서 물건 들고왔던 기억이 있으니, 금요일에는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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